[김성태의 사하라, 지중해에 美치다] ①탕헤르를 아십니까

관리자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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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의 사하라, 지중해에 美치다]①탕헤르를 아십니까

98f3ece29920b.png국제 고속페리 선상에서 바라본 모로코 탕헤르의 모습. 스페인 타리파 항에서 모로코 탕헤르까지 한 시간 안팎 걸린다.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가장 짧은 국제 항로다.   © 김성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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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모로코 탕헤르

전 세계 오지 구석 구석을 찾아다니다 보면 지리나 역사적으로 기념비적 사연을 지닌 지명이나 장소가 많다. 수년 전 파키스탄 K2와 낭가파르바트 베이스캠프를 트레킹할 때다. 실크로드의 요충지였던 길기트 인근의 인더스강과 길기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기념비 앞에서 회상에 잠긴 적이 있다. 이 두물머리는 히말라야, 카라코람, 힌두쿠시 3개 산맥이 만나는 꼭짓점이다. 여암 신경준의 산경표(山經表)에 나오는 산자분수령 (山自分水嶺ㆍ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을 한 눈으로 설명해 주는 매우 의미 있는 장소다. 지구의 대들보라 일컬어지는 3개의 거대산맥이 한 뼘의 인더스강 상류 강줄기를 건너지 못한 채 무릎을 꿇으면서 산맥으로서의 생을 마감하는 그런 지점이다. 실핏줄 같은 강줄기에 끊겨 3개의 거대산맥이 각각 딴 살림을 차린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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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와 메디나를 따라 견고하게 세워진 옛 성벽. 성곽 위서 바라보는 전망이 아름답다. © 김성태 촬영

지난 3월말 스페인에서 배를 타고 시간여 달려 도착한 아프리카 모로코의 탕헤르(Tánger)가 그렇다. 바람이 단숨에 두 대륙을 넘나들고 세상의 끝과 시작이 동시에 만나는 도시, 탕헤르. 탕헤르는 아프리카의 북서쪽 끝단에서 코 앞의 유럽을 연모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바람의 도시다. 오른쪽은 코발트 빛 지중해가 강한 햇빛에 반짝이고 왼쪽에는 대서양의 거친 파도가 철썩철썩 밀려온다. 대륙과 대륙, 대양과 대양이 서로 맞대고 교차하는 변경, 경계의 도시가 탕헤르다.

유럽과 아프리카 양 대륙 사이를 가르는 것은 겨우 14km 남짓한 지브롤터 해협이다. 맑은 날이면 건너편 스페인의 산맥과 남부 해안선이 신기루처럼 아스라이 보인다. 난민들이 헤엄을 쳐서 밀입국할 정도로 가깝다.


탕헤르 출신인 이븐 바투타는 1325년 21세 때 고향을 떠나 29년 동안 전 세계 곳곳을 여행한다. 그가 여행한 곳은 아프리카는 물론 유럽, 페르시아, 인도, 중국, 중동, 동남아시아 등으로 여행 거리만 무려 12만km에 달한다. 이는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코 폴로보다 훨씬 긴 거리이다. 그의 여행 기록인 '리흘라여행기'는 14세기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사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카페 하파도 탕헤르의 전설이다. 1921년에 문을 연 이 카페는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가파른 절벽 위에 계단식으로 들어서 있다. 비틀즈, 롤링 스톤즈 등 많은 예술인들이 카페를 애용했다. 그들이 앉았던 낡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지브롤터 해협을 바라보며 차 한잔 마시는 것도 감성 여행의 참맛이다. 비트 세대에 히피문화의 선구자인 윌리엄 버로우즈는 이곳에서 소설 '가고 없는 자의 점심'을 썼고, 미국의 작가이자 시인인 잭 케루악과 알렌 긴즈버그 역시 이곳 메디나에서 예술적 영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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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 빛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성벽에 앉아있는 여인. © 김성태 촬영

 

탕헤르는 세계로 통하는 열린 길목 도시다. 수천 년 동안 아프리카와 

유럽, 이슬람과 기독교, 동양과 서양이 서로 바라보고 만나고 융합한 

거대한 다문화의 교차로였다. 

이 같은 지정학적 요건은 탕헤르의 역사적 숙명으로 작용한다. 모로코의 원주민인 베르베르인들은 사막에서 배양된 끈질김과 단단함의 뿌리 위에 고대 지배 국가들의 신화적 

요소와 아랍의 정교함과 우아함, 

그리고 코앞에 있는 유럽의 세련미를 동시에 품고 있는, 문화적으로 혼혈의 캐릭터를 지니고 있다.

일주일여 스페인 여행을 마무리하고 라마단이 끝나던 3월24일, 스페인 최남단 지중해에 접한 타리파항에서 모로코행 국제여객선 페리에 승선했다. 당초에는 서울서 모로코로 곧바로 가려 했으나 라마단 기간이어서 스페인서 일주일 넘게 여행하다 배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겨울에서 

이른 봄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라 

그런지 2층 갑판 난간에 서 있기가 힘들 정도로 춥고 물보라에 거센 

바닷바람이 휘몰아친다. 저 멀리 

아프리카대륙이 보인다. 모로코의 탕헤르에 도착하기 전 배 안에서 

간단하게 입국 신고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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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헤르 출신인 이븐 바투타는 1325년 21세 때 고향을 떠나 29년 동안 전 세계 곳곳을 여행한다. 그가 여행한 곳은 아프리카는 물론 유럽, 페르시아, 인도, 중국, 중동, 동남아시아 등으로 여행 거리만 무려 12만km에 달한다. 이는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코 폴로보다 훨씬 긴 거리이다. 그의 여행 기록인 '리흘라여행기'는 14세기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사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카페 하파도 탕헤르의 전설이다. 1921년에 문을 연 이 카페는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가파른 절벽 위에 계단식으로 들어서 있다. 비틀즈, 롤링 스톤즈 등 많은 예술인들이 카페를 애용했다. 그들이 앉았던 낡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지브롤터 해협을 바라보며 차 한잔 마시는 것도 감성 여행의 참맛이다. 비트 세대에 히피문화의 선구자인 윌리엄 버로우즈는 이곳에서 소설 '가고 없는 자의 점심'을 썼고, 미국의 작가이자 시인인 잭 케루악과 알렌 긴즈버그 역시 이곳 메디나에서 예술적 영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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